KOTRA해외시장뉴스)생성형 AI(Generative AI), 디자인 도구의 진화일까? 패션 산업에서는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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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951회 작성일 23-02-0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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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영역에서 도구의 진화에는 늘 논란이 있었다.
- 'AI 보조 디자이너' 채용에 두 팔 벌려 반기는 패션 의류 산업 -
2023년의 시작은 챗지피티(ChatGPT)에 대한 갑론을박으로 뜨거웠다. 챗지피티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 개발기업인 오픈에이아이(OpenAI)가 최근 출시한 ‘생성형 AI(Generative AI) 챗봇’으로 기존의 챗봇보다 사람처럼 대화할 수 있으며 사용자의 요구에 맞추어 그럴듯한 결과를 도출한다. 사람들은 이러한 '그럴듯함'의 수준이 높아진 것에 흥미를 보였고 앞으로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또는 악용에 대해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특히 창작의 영역에서도 다양한 시각이 나오고 있다. 저장된 수백만 개의 기존 예술 작품을 학습해 결과를 생성해내는 AI를 창작 과정에 사용되는 ‘도구의 진화’로 봐도 될 것인지 ‘표절’에 대한 면죄부를 제공하는 건 아닌지 등 의견이 나뉘고 있다.
도구의 진화에는 늘 논란이 있었다
지난해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 디지털아트 부문에서 우승을 거머쥔 한 작품의 타당성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게임 회사를 운영 중인 제이슨 앨런(Jason Allen)이 주어진 지시어/명령어에 따라 이미지를 생성해주는 생성형 AI 미드저니(Midjourney)를 사용해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대회 심사위원들은 제이슨의 작품은 '창작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이미지 편집하는 것은 허용되는 범위에 속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며 논란을 일축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예술의 끝을 바로 눈 앞에서 보고 있다며 매우 노골적으로 실망감을 표현했다. 제이슨은 생성형 AI를 통해 작업했지만, 명령어를 900번에 걸쳐 아주 세밀하게 조정했으며 80시간 이상의 창작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붓이 그림의 도구인 것처럼 인공지능 또한 도구일 뿐이다. 사람 없이는 창조적인 힘이 없다"라고 언급하며 AI 활용 또한 '인간 창작의 연장선'임을 시사했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의 디지털아트 부문 우승 작품>
[자료: The Washington Post]
예술계에 이러한 논란은 늘 있었다. 1839년 프랑스 화가 루이 다게르(Louis Daguerre)가 처음 은판 사진법으로 찍은 사진을 공개했을 때도 예술의 종말을 언급하는 사람도 있었고 새로운 기술의 잠재력을 보는 사람도 있었다. 1980년대 말 처음 포토샵(Photoshop)이 출시됐을 때도 디자이너들의 과도한 경쟁을 조장하고 고용 안정성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들이 쏟아졌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많은 사람이 디지털 디자인 시장에 더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만들어준 도구가 됐다.
피할 수 없다면 '잘' 활용하자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Deloitte)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 스캇 메이져(Scott Mager)는 당분간 AI의 창작물에 대해 여러 논란이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AI는 더 많은 사람의 손에 창의성을 부여하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더 많이 만들어낼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언급하며 창조 영역에 진입한 AI의 미래를 낙관했다. 최근 SNS에는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디자인의 나이키 운동화들이 공개됐다. 나이키 운동화의 친숙한 실루엣을 그대로 유지하며, 새로운 레이스나 장식으로 꾸민 디자인에는 호불호가 나뉘었는데 이는 실제로 글로벌 브랜드 나이키에서 디자인한 상품이 아닌 가상현실 AI의 디자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 큰 주목을 받았다.
<AI가 디자인한 나이키 운동화>
[자료: HYPEBEAST]
예술 감독 폴 트릴로(Paul Trillo)와 예술가 샤야마 골든(Shyama Golden)이 협업해 텍스트를 이미지로 만들어내는 생성형 AI 달리(Dall-E)를 활용해 제작한 가상의 패션쇼를 선보였다. 공개된 영상 속에서는 가상의 모델이 몇 초 단위로 착장을 바꾼다. 폴 트릴로는 “달리를 활용한 AI 패션쇼는 단 이틀 만에도 수백 벌의 새로운 의상을 선보일 수 있다”라고 언급하며 "이는 패션 디자이너들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아이디어를 브레인스토밍하는 흥미로운 방법”이라는 의견과 함께 AI를 채택한 패션 산업은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보게 했다.
'AI 보조 디자이너' 두 팔 벌려 반기는 패션 의류 산업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1년 세계 패션 의류 산업은 1조5000억 달러로 평가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산업 중 하나다. 그러나 지속 가능성, 생산 및 기술 발전 분야에서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고 AI의 활용이 다양한 과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패션 산업 전반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미국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리서치앤드마켓(Research and Markets)의 2022년 조사 리포트에 따르면, 세계 패션 산업 내 AI 시장 규모는 2021년 4억7000만 달러에서 2022년 6억5000만 달러로 연평균성장률 40.0% 기록했으며, 2026년까지 26억6000만 달러로 예측 기간 연평균 42.1%의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 디자이너들은 새로운 상품을 디자인하기 위해 시장에 출시돼 있는 다른 디자인들을 참고하며 색상, 소재, 실루엣 등 어떠한 새로운 디자인이 트렌드가 될지 예측하기 위해 과거 시장을 조사하고 데이터를 분석한다. 또한 브랜드별로 타깃 소비자의 특성과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많은 조사와 분석을 선행한다. 이러한 일련의 시장 조사 업무를 이제 ‘AI 보조 디자이너’들이 담당자로 나서고 있다. 일찍이 2018년 글로벌 브랜드 타미힐피거(Tommy Hilfiger)는 IBM과 뉴욕패션기술대학교(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이하 FIT)와 협업해 제품 개발 과정에 AI의 효율성을 테스트한 바 있다. FIT 학생들은 타미힐피거 패션쇼 및 제품 이미지 DB를 바탕으로 AI에 의해 생성된 패턴, 색상 및 스타일을 활용해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었다. 타미힐피거의 최고 브랜드 책임자 에이버리 베이커(Avery Baker)는 "AI가 다가올 트렌드를 현재 브랜드 담당자보다 더 빠르게 파악해 디자인 과정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였다”라고 언급했다.
<FIT 학생이 IBM의 AI를 활용해 만든 디자인>
[자료: Forbes]
사실 미국 패션 산업에 AI가 도입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AI 도입의 선두 주자는 온라인 개인 쇼핑 서비스 기업인 스티치픽스(Stitch Fix)로 소비자가 입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좋아할 만한 상품을 제안해주는 맞춤형 구독 서비스를 제공했다. 2017년에는 수년간 누적된 DB를 활용해 패션 디자인 알고리즘 AI를 개발해 ‘하이브리드 디자인(Hybrid Design)’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하이브리드 디자인’은 기존 상품 중 인기 있던 특성을 채택하고 그것들을 조화롭게 결합해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고 일부 제품은 99%의 판매율(완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스티치픽스의 ‘하이브리드 디자인’ AI의 디자인과 참고한 상품들>
[자료: Stitch Fix]
독일 패션 기업 잘란도(Zalando)와 구글(Google)은 함께 수많은 디자인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소비자가 선호하는 소재, 색상 및 스타일에 맞춰 디자인해 주는 인공지능 '뮤즈(Muze)'를 선보인 바 있다. 뮤즈는 처음 한 달 4만 424개의 의류를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지며, 본격적으로 AI가 패션 산업에 투입됐을 때 디자이너의 위상에 어떠한 변화를 줄 지 생각하게 했다. 스웨덴 패스트패션(Fast Fashion) 브랜드 H&M 또한 맞춤형 드레스를 디자인하는 AI 패션 디자이너 ‘코디드 쿠튀르(Coded Couture)’를 선보인 바 있다. 이렇게 패션 산업에서는 AI를 빅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트렌드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 보조 디자이너로 적극 도입해 테스트하고 있다.
시사점
6~7년 전 한 기관에서는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쉽지 않은 직업군 1위로 '화가와 조각가'라고 발표한 바 있다. 감성에 기초한 예술 관련 직업은 AI로 구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지난 4월 오픈에이아이의 최고 경영자 샘 알트먼(Sam Altman)은 "10년 전, AI는 먼저 육체노동 분야에 영향을 주었고 그다음에는 인지 노동 분야에 영향을 주었다. 언젠가는 창의적인 일도 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 통념이었지만, 아마도 반대 순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시장의 반응은 둘로 나뉜다. '창의'의 영역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AI가 머지않아 창조적인 일을 소멸시킬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지만,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패션 지식, 직관, 과거 데이터를 결합해 다가오는 패션 트렌드를 빠르게 예측해내는 AI가 ‘보조 디자이너’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미시간 소재 대학교, 패션 디자인 & 마케팅 교수 D씨는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AI를 도입한 패션 회사들은 기획 및 디자인 단계에서 작업 시간이 60% 이상 줄었다는 연구가 있고 더욱 정확한 예측을 통해 생산과 유통 주기 또한 단축해 전반적인 디자인 프로세스가 효율적으로 바뀌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뿐만 아니라 "패션 리테일링에서도 개인화된 스타일 제안을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극명하게 다른 시장의 반응 속에서도 데이터가 선도하는 패션 산업은 AI와의 디자인 협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계학습 기반 생성형 AI의 창의 능력은 저장된 방대한 데이터에서 도출되기 때문에 AI가 참여한 모든 '창의 작업/디자인'은 저작권이나 소유권 문제에서 다툼의 여지가 분명하다. AI는 앞으로 더 똑똑해질 것이며, AI 발전에 따른 효율적인 ‘활용’이 ‘악용’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 법과 제도의 변화를 잘 파악해 AI를 똑똑하게 활용하는 능숙한 사용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자료: The Washington Post, Deloitte, HYPEBEAST, Paul Trillo, Statista, Research and Markets, Tommy Hilfiger, IBM,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Forbes, Stitch Fix, Hybrid Design, Zalando, Google, Muze, H&M, OpenAI,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자료 종합
출처 : 미국 디트로이트 KOTRA무역관 송 소영 (202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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