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장벽 없는 '메타버스'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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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 1,747회 작성일 22-06-0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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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세상의 모든 언어를 번역하겠다. (No language left behind)
둘, 범용 통역 솔루션을 개발하겠다. (Universal Speech Translator)
지난 2022년 2월 23일, Inside the lab이라는 온라인 행사에서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가 발표한 내용이다. 약 17분 길이의 동영상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인류가 꿈꿔왔던 언어장벽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그의 얼굴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참고로 그 동영상은 이미 Speech to text라는 자동번역 기능을 통해서 수십 개의 언어로 번역되는 걸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 그는 현재와 같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라벨링해서 학습시키는 구조에서 벗어나, Self Supervised Learning(자기 지도 학습)이라는 접근방식으로 더 적은 데이터를 이용해 결과를 추론할 수 있는 Multi-model AI를 연구하고 있으며, 이것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오픈소스로 공개할 것이라 말하였다. 이를 통해 현재 10~20개 언어에 불과한 자동번역 언어를 백여개 이상으로 늘리고, 현재와 같이 영어를 매개로 하지 않아도 출발어에서 도착어로 바로 번역이 되게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메타(버스)는 왜 언어에 집중할까?
메타버스는 현실에 존재하는 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가상 세계다. 가상세계에서는 누구나 클릭 몇 번으로 하와이 해변으로 이동할 수 있고,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명품샵으로 들어가서 원하는 제품들을 구경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외국에 있는 친구들을 한강으로 초대해서 자전거를 타고 라이딩을 한다든가, 저녁엔 잠실 롯데월드로 이동해서 퍼레이드를 실컷 구경하면서 기념 선물을 구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가하면 재택 근무자는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의 사무실 공간에서 동료와 함께 일한다. 마치 실제 사무실에 출근한 것처럼 공간을 이동하며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이나 협업을 하게 될 것이다. 렉스코드 한국 본사 직원과 필리핀 지사의 직원들은 메타버스 안에서는 유사한 팀끼리 모여 공동작업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외국의 바이어가 한국의 공장을 방문해서 시설과 제품을 돌아보고 계약하는 일도 훨씬 쉬워지고 빨라지며, 빈번해질 것이다. 과거 그리고 현재까지는 웹페이지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상대방의 정보를 보고 이메일이나 문자로 소통했다면, 메타버스는 그 모든 것을 가상현실 속으로 끌어들여 ‘말’로 대화하게 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공간적 제약이 사라진 메타버스에서는 자연스럽게 ‘언어장벽’이 가장 우선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서로 교류하게 하는 것이 메타버스의 핵심가치이자 존재 이유인데, 이에 수반되는 언어장벽을 해결하지 않고는 메타버스는 기회가 아닌 또다른 장벽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메타의 저커버그가 언어장벽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힘주어 강조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언어장벽 없는 메타버스’ 무대에서 펼쳐질 거대한 학살극과 신세계
AI로 만든 ‘언어장벽 없는 세상’은 번역 산업에 피비린내와 샴페인을 동시에 선물할 것이다. 우선 전사자가 될 명단부터 추려보자. 첫번째 타겟은CAT툴이라고는 한 번도 사용해 본 적 없고, 자동번역에 대한 휴먼번역의 우수성을 바들바들떨며 붙잡고 있는 통번역 학과와 어문계 교수들이다. 기술의 진보는 마치 바이러스처럼 인간사회의 질서나 주장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예방접종이 안된 취약한 대상부터 점령한다. 매우 단순하고 명확한 논리다. 이들은 3분 1이나 절반쯤 사라질 수 있다.
메타버스는 통번역 산업에 전례없이 풍성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인공지능이 매개해주는 세상을 통해 다른 문화와 언어권의 사람들간 교류가 늘어나면 제품과 서비스의 글로벌리제이션 또는 로컬리제이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여기서 AI는 개인과 개인(C2C)간 언어장벽에는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그것을 기반으로 전개될 기업과 기업간(B2B)거래 혹은 기업과 개인간(B2C) 거래에서 필요한 통번역 서비스는 AI와 휴먼이 결합된 보다 전문적인 영역으로 성장할 것이다. 이를테면 메타버스 내에 모든 제품명은 인공지능 자동번역으로 해결되겠지만, 그 제품을 수입해서 판매하고 싶다면 전문 영역의 서비스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AI자동 통번역이 인간과 가까워질 수는 있어도 인간만큼은 하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언어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 성장, 소멸하는데 오직 인간만이 창조자이며 AI는 최대한 그것을 빨리, 그리고 되도록 정확하게 학습할 수 있을 뿐이다. (‘메타버스’라는 용어조차 불과 1~2년 사이에 등장한 개념 아닌가?)
그래서 한편으로는 인간과 AI사이에서, 인간이 생성하는 언어를 끊임없이 AI에게 학습시키기 위해 필요한 자연어 데이터 구축과 정제 산업은 통번역 산업의 또다른 비지니스 포트폴리오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끝으로 현재는 영어와 주요국 몇 개 언어를 매개로 전세계의 언어가 번역되지만, 메타버스에서는 직접 출발어에서 도착어로 번역해야 할 수요가 폭발하게 된다. 14억 인구를 갖고 있는 인도인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한국어에서 바로 힌디어와 타밀어 (3372개의 소수언어는 제외하자)로 번역해야 할 것이고, 2억 8천만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시장을 공략하려면 인도네시아어로의 번역이 불가피한데 인도네시아나 필리핀과 같은 섬나라는 공용어가 있어도 지리적인 이유로 방언이 아니라 아예 다른 언어로 분류되는 언어만 수십에서 수백개가 존재한다.
새로운 세상
츨처 : Lexcode 뉴스레터(2022.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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